나의 석사지도 교수님이신 정창무 교수님은 도시계획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이자 훌륭한 스승이다. 교수님이 워낙 똑똑하신데다 팩트에 대해서는 직설적인 면도 있어서 교수님 앞에 서면 늘 얼음이 된 듯 긴장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. (사실 아직도 그러하다.)
그러나 교수님과 이메일을 하면 늘 마음이 편안해 지곤 했다. 학부 4학년때부터 교수가 된 지금까지 교수님과 주고 받은 여러 이메일은 내 아카이브에 그리고 내 마음속에 좋은 에너지로 잘 남겨져 있다. 가끔 힘들 때 마다 꺼내먹는 프로틴 바 같다고 해야 할까?
교수님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낼 때, 늘 "정창무 올림" 이라고 글을 맺으셨다.
상대가 아무리 어린 학생일지라도 늘 글맺음엔 올림의 미학이 있었다.
나를 낮추고, 상대를 올리는 교수님만의 이메일 맺음법은 나에게도 퍽 매력적으로 느껴졌나보다. 이후로 나도 모든 이메일에 늘 "김현정 올림"이라고 글을 맺는다.
받는 상대를 위한 "올림"이 나의 "올림"이 되는 그 지혜을 조금이나마 닮고자, 교수님처럼 훌륭한 연구자이자 멋진 스승이 되기엔 아직 멀었지만 교수님의 품격에 한 뼘 이나마 가까워져 보고자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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